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로 바로가기 카피라이트 바로가기
치매안심센터 공지사항을 알려드립니다.
치매극복의 날 기념 칼럼 | |||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4-09-12 |
첨부파일 | 조회 | 446 | |
제목 : 치매로 진단받았는데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소속: 부산고려병원 신경과 과장, 성명: 이동하)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가족이 치매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말로만 듣던 치매가 막상 현실이 되고 나면 무엇을 어떻게 알아보아야 할지 막막하다. 치매로 진단받으면 준비해야 할 일을 하나씩 살펴보자 1. 주보호자 정하기 치매는 혼자서 생활을 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다르게 말하면 치매 환자는 일상 생활에 있어 다른 사람의 도움이 점점 필요하게 된다. 치매로 진단을 받게 되면 치매 환자의 남은 인생 동안 기나긴 여정을 떠나는 배를 준비하는 것과 같다. 배를 운행하려면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그 배의 선장이 여러 명이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생긴다. 앞으로 잘 나아가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가 되어 줄 그 배의 선장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주보호자 혼자서 모든 것을 떠맡으라는 말은 아니고 선장의 지휘 아래 나머지 도와주는 사람들은 역할 분담을 하고 선장에게 협조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좋다. 모두가 선장이 되고자 하거나 모두가 나 몰라라 한다면 배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좌충우돌하게 된다. 2. 나머지 가족들과 진단 사실을 공유하기 누군가는 치매라는 진단을 믿기가 어려울 수도 있고, 설령 치매라고 이야기를 해 보았자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치매라는 병은 진행하는 병으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숨길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다. 어려운 일이지만 주보호자는 가족들에게 진단 결과를 사실대로 공유하고 향후에도 가족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가족들에게 내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하소연만 한다면 듣는 사람도 지치게 마련이고 결국에는 귀를 닫기 마련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소통에 노력하지 않으면 독박 간병으로 이어져 주보호자 본인도 지치고 결국에는 이로 인해 형제간 불화와 불신의 원인이 된다. 주보호자는 감정적 호소보다는 객관적 사실을 가족들과 공유하고 향후 문제가 생겼을 때 합리적으로 가족들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현명한 지휘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환자 본인에게 치매 사실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환자가 치매라는 사실을 알아보았자 달라지는 것은 크게 없고 오히려 우울감, 거부감만 심해지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낫다. 3. 돌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주보호자는 돌봄의 실질적인 주체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전적인 돌봄을 혼자서 도맡아서 할 수는 없다. 물리적인 시간, 경제적인 문제, 본인의 가정 및 형편 등의 이유로 혼자서 감당하기는 어려우며 여러 자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가족들의 노동력, 경제적인 지원도 주변의 좋은 돌봄 자원으로 볼 수 있으며 가족이라면 형편껏 최대한 제공할 것이다. 국가에서도 치매는 개인,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돌봄지원제도를 많이 마련해 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장기요양보험제도이며 치매는 장기요양보험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하지만 등급을 받아서 서비스를 신청한다고 해도 원하는 서비스를 무조건 제공받을 수 없다는 점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주변의 부추김으로 무턱대고 서비스를 신청했다가는 경제적인 손해뿐 아니라 오히려 원치 않는 돌봄 공백까지 야기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는 복지제도의 중복수혜를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기존의 다른 복지제도를 이용하던 환자들이 장기요양등급을 인정받으면 기존의 것이 중복되는 복지서비스인 경우 중단되도록 되어있다. 예를 들어 집에 사람이 오도록 하여 부모님을 도와드리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데 원하는 대로 서비스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그렇게 신청하여 장기요양등급을 취득하면 다른 복지서비스와 중복수혜가 어렵다. 따라서 환자 개개인에 맞추어 현재 단계에서 꼭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정확히 평가해서 적절히 신청하는 것이 현명하다. 나중에 필요할지 모르니 미리 신청해 놓는다는 얘기는 대부분 잘못된 경우가 많다. 4. 지원제도 알아보기 장기요양보험제도 이외에도 치매는 국가나 지자체에서 지원해 주는 여러가지 서비스가 있다. 치매를 진단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고령이고 경제적 소득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복용하는 치매 약값을 환급해 주는데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약값지원제도] 신청을 알아보면 된다. 치매가 심해 기저귀를 착용해야 한다면 일정 기간 기저귀, 물티슈 등을 지원해 주는 [조호 물품 지원사업] 제도가 있다. 치매 환자 가족들의 소통과 정보공유를 위해 [치매가족 자조모임]을 지원하고 경증치매환자의 프로그램 참여를 위한 [치매환자 쉼터 프로그램] 등도 마련되어 있다. 모든 정보는 주변의 치매안심센터에서 지원 자격 및 기준을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다. 5. 치매 공부하기 치매라는 병은 보호자가 질병에 대해 공부를 제법 많이 해야 하는 병이다. 공부를 하는 이유는 치매 환자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고 분석하여 궁극적으로는 치매 증상에 적절히 대처하는 법을 익히기 위해서다. 중앙치매센터에서 제공하는 [치매환자 돌봄 10계명]을 참고할 만하고 그 외에도 인터넷에서 치매가족카페를 가입해 둘러보거나 유튜브 등에서도 좋은 정보는 많이 있다. 돌봄 기술이 좋아야 환자가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고 그래야 간병 피로도가 덜하여 보호자가 지치지 않는다. 진료실에서 경험하건대 치매 환자가 안정적으로 관리가 잘 되는 경우는 틀림없이 주보호자가 정서적, 신체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상태였다. 나도 살고 치매 환자도 살리는 길은 역시나 내가 반쯤은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6. 주변을 정리하기 치매환자는 어렵고 복잡한 일을 점점 하기 힘들어하기 때문에 주변을 간단하고 단순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화재 위험이 있어 보이는 경우 인덕션 가스레인지가 좋아 보일 것 같지만 치매 환자에게는 어렵고 복잡한 일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직관적인 전통의 가스레인지가 환자에게는 더 익숙하고 화재 위험 대비는 이제 기술이 발달하여 보호자에게 알람이 오도록 해서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장치도 나와 있다. 도어락 비밀번호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카드키나 지문을 이용하여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는 것이 좋고 운전면허도 장기적으로는 정리하는 쪽을 생각해야 한다. 통신비, 공과금 등도 점점 납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경우 명의를 보호자에게로 미리 옮겨놓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변경이나 해지가 더욱 어려운 경우가 많다. 7. 동반 질환 건강관리 치매는 고령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해당 연령에는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 치매는 자기관리가 잘되지 않으므로 과거에는 자기의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건강관리를 잘하던 사람이라도 치매 진단 이후에는 스스로 관리를 잘 하지 못하고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혈압, 당뇨가 있는 사람이 치매 진단 이후 규칙적인 약을 복용하지 않아 혈압이 높거나 당뇨가 조절되지 않는 경우도 흔하게 본다. 특히 치아 문제는 조기에 관리가 되지 않으면 나중에는 더욱 치료에 협조도 안 되고 문제를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손쓰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저작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식사 준비에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지고 급기야 영양상태가 나빠져 또 많은 문제를 일으키니 치아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보행이 불편한 사람들은 낙상에 대비하여 미리미리 안전바를 설치하고 골다공증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치매환자는 자신의 증상을 미리 알아차리기도 어렵고 증상이 있더라도 표현에 서툰 경우가 많으므로 구강 검진을 포함한 동반 질환에 대해 주기적인 검진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치매는 누구에게나 슬프고 힘든 병이다. 하지만 치매를 진단받기 전 어제와 치매를 진단받은 후 오늘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치매를 진단받은 오늘 다르게 생각하면 그만큼 여태까지 큰 사고 없이 오래 장수 할 수 있어서 이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또 있는 것이 아닐까? 남은 기간 추억을 쌓을 시간은 살아온 날들에 비하면 많지 않다. 마지막 순간에 서로 미워하면서 혹은 지쳐서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지내면 이 또한 얼마나 슬픈 일일까?
치매 진단은 본인과 가족 모두에게 큰 충격일 수 있지만, 그것이 결코 끝이 아닌 새로운 여정의 시작임을 알아야 한다. 치매에 대해 이해하고 돌봄의 부담을 덜어 줄 제도에 대해 알아보며 조금씩 주변을 정리해 나간다면, 막막함은 사라지고 가족 간 사랑의 끈을 더욱 단단히 묶어 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
|
이전글 | 사상구 치매안심센터 카카오톡 채널 개설 |
---|---|
다음글 | 한마음 치매극복 부산 걷기 행사 안내 |